촌닭 같은 당신을 사랑하는 이유 [박영보 수필 1집] 촌닭 같은 당신을 사랑하는 이유 [박영보 수필 1집] | Page 92

부끄럽게 여겨짐은 물론 이 같은 목숨이 하나도 귀하게 느껴질 것 같지가 않았다. 혹시나 그 관리인도 한번쯤이라도 자기 자신의 모습에 대하여 무슨 생각 같은 것을 해본 일이 있을 지가 궁금해지기도 한다. 사람이 아닌 벤츠 자동차에게 경례를 붙이고 있는 그러한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가 궁금해지기도 한다. 그의 아내나 자녀들 앞에서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 까도 생각해 본다. 칠십여 년의 세월을 살아오면서 어떻게 하는 것이 ‘인간적’이며 ‘인간다운’ 것인지를 심각하게 생각해 보거나 고민을 해 본 기억은 없지만 한 순간에 느껴지는 이러한 아픔은 이제까지 살아온 나의 한 평생 모두를 포기하고 송두리째 내 동댕이를 쳐도 아까울 것이 하나도 없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음식은 배고 품을 줄여 주고, 옷은 추위를 막아 줄 따름이며, 집은 바람과 눈비를 막아줄 뿐”이라며 “이 정도만 해결되는 최소한의 소유만 있으면 됐지 이 외에 무엇이 더 필요하며 부족할 게 또 무엇이겠느냐”며 물질에서 보다 인격이나 품격에서 더 소중한 가치를 찾으려 했던 옛 선비들의 여유롭던 모습을 생각해 본다. 이왕에 살아 가는 인생, 이제는 우리 인격의 높낮이를 가늠할 수 있는 어떤 척도를 찾아 봐야 할 때가 된 것도 같다. 내가 남으로부터 존경 받고 싶은 만큼 남을 존중 할 줄 알고, 남으로부터 어떤 피해 받기를 원치 않는 것처럼 남에게 누를 끼치지 말 것이며, 내가 받아서 안게 되는 기쁨처럼 남에게도 베풀고 나눌 줄 아는 주변을 가꾸어 볼 때가 된 것도 같다. 아무리 값지고 귀하다는 자동차 한대가 어떻게 사람의 인격과 비유가 될 수가 있을지를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