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닭 같은 당신을 사랑하는 이유 [박영보 수필 1집] 촌닭 같은 당신을 사랑하는 이유 [박영보 수필 1집] | Page 64

대한민국 영토 바겐세일 이완용을 매국노라고 몰아 부쳐온 우리들이다. 그런데 이 시대에 또 하나의 매국행위가 물밑에서 이루어져가고 있는 것 같다. 충청남도의 보물 같은 섬, 안면도의 꽃지 해수욕장 남쪽부분 일부 80 여만 평을 미국메이저 리그 베이스볼의 우수선수가 받는 일 년간의 연봉도 될까 말까 한 금액인 단돈 3000 만 달러에 해당되는 300 백억 원 정도로 한 미국인에게 팔아 넘기려 하고 있다는 말이 들린다. 아름답고 다양한 희귀식물이 자생하고 철새들이 도래하는 곳이다. 이곳 어민들의 밥줄이기도 한 바지락의 생산지 일뿐만 아니라 군사적으로나 안보차원에서도 중요한 요새이기도 하다. 충청남도 당국은 그 가치를 돈 같은 것으로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이러한 안면도를 당장의 몇 푼에 팔아 넘기려 하고 있단다. 도대체 도정의 책임자들은 어떤 머리를 가지고 있는 것일까. 행여나 이런 지방정부에서 그것도 계획이라고 세우고 있는 몰지각한 지방공무원 몇 사람이 그럴싸하게 그려진 청사진을 보고 선뜻 동조나 하고 있는 것은 아닐지 염려가 되기도 한다. 남북한을 합한 면적이 캘리포니아보다도 훨씬 작은 우리나라에서 그 일부를 떼어 팔려는 당국자들이야말로 매국노중의 매국노가 아닌가. 수 십 년간 독도의 영유권 문제를 놓고 일본과 신경전을 벌려오고 있는 이때 국토의 일부를 떼어 팔려는 그들이 한심스럽다. 마치 오래 전 추수가 끝난 후 농한기에 접어들어 무료한 시간을 달래기 위해 고스톱 노름판이 벌어지고 있는 동네의 사랑방을 기웃거리는 부랑아를 보고 있는 것 같다. 그러다가 노름 밑천을 마련하기 위해 집문서를 훔쳐내어 몇 푼을 받고 팔았다가 그나마 날려버리는 광경을 보고 있는 것 같은 심정이기도 하다. 꽂지 해수욕장 부근의 땅을 미국의 무기거래상 ‘아드난 카쇼기’가 구입을 하겠다고 나섰다는 것이다. 향후 10 년간 35 억 달러를 투자하여 카지노, 골프장 등 위락단지를 조성 할 계획이라고 한다. 얼핏 3000 만 달러에 땅을 넘겨주면 35 억 달러 상당액의 투자를 유치한다는 숫자상의 계산에 눈이 먼 것은 아닌가 싶다. 충청남도 도청의 담당자들은 개발이 완료되면 엄청난 세금수입과 현지에서의 고용효과를 기대 한다고 말하고 있다. 자연의 손상이나 환경 또는 생태계의 파괴 같은 것은 안중에도 없는가 보다. 세금수입도, 고용효과도, 또는 지역사회의 발전도 좋다. 그러나 왜 하필이면 외국인에게 팔아야 하는가. 정히 천연의 보고인 안면도를, 환경과 생태계를 파괴하면서까지 세금수입과 고용효과를 바란다면 국내의 재벌이 참여하거나 공기업 형태의 코포레이션을 설립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1960 년대 말이나 70 년대 초만 해도 한국 전체에서 연간 10 억 달러 정도를 수출 목표를 세우고 있던 때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일부 재벌 급 회사가 단독으로도 백억이나 천억 달러 이상의 수출실적을 올리고 있는 회사도 여럿이 된다. 마음만 먹는다면 지방정부 또는 중앙정부의 지원과 협조아래 자체적으로 개발을 해 나갈 수도 없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입지적으로도 하루가 다르게 변화와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중국과 인접해 있는 이곳을 자체적으로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볼 생각을 하지는 않고 몇 푼을 받자고 이런 짓을 하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카쇼기 같은 거물에게는 이 300 억 원 정도는 푼돈에 지나지 않을 지도 모른다. 그러기에 단돈 300 억 원을 버리는 셈치고 투자하여 35 억 달러라는 금액을 더 투자를 하겠다는 계획을 세울 때는 그만한 가치가 있음을 파악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적어도 충청남도의 겉만 약은 두뇌들은 300 억이란 수치에 “억- 억……”하며 놀라 이성이 흔들리고 있는가 보다. 최소한 도청의 담당자들의 두뇌보다는 몇 십 배 몇 백 배 머리가 잘 돌아가는 카쇼기가 공연히 300 억 원이라는 돈을 향후에 단순한 부동산가격의 상승폭으로 생기게 될 이익이나 챙기려는 것은 아닐 것이다. IMF 이후 재정상의 어려움이 있다고는 하더라도 단돈 3000 만 달러에 국토의 일부분을 떼어 판다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카지노나 골프장 정도의 위락시설을 운영 관리를 하는데 있어서나 기술적인 면에 있어서도 구태여 외국의 머리나 자본을 빌리지 않아도 될 것이다. 카지노나 골프장 정도의 위락시설에 대해서는 현재 성업 중인 ‘강원 랜드’로부터 얻은 노하우만으로도 충분할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