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닭 같은 당신을 사랑하는 이유 [박영보 수필 1집] 촌닭 같은 당신을 사랑하는 이유 [박영보 수필 1집] | Page 57

떠올라 역겨움을 견딜 수가 없었다. 이것이 또 다른 면에서의 한국적인 모습이라고 생각을 하니 어이가 없어지기도 하고. 오염되어가고 있는 우리 주변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자니 가슴만 답답해져 온다. 최근 한국의 골프 인구가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간다는 소식을 들은 적이 있다. 늘어난다고는 하지만 사천만의 인구에 비하면 극소수에 불과한 숫자일 것이다. 이러한 소수를 위해 백 년 천년 지켜 오던 산천이 무자비하게 까뭉개 지고 있는 나라. 이들 골프장에서 흘러내리는 폐수로 우리 농민의 젖줄인 논밭은 황폐화 돼가고 있다. 마땅히 우리 주변의 논밭에서 서식하고 있어야 할 메뚜기들이 우리들의 눈앞에서 사라진 지 오래다. 농약과 공해로 찌든 우리들의 논밭에서는 더 이상 견딜 수가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깊은 산 속의 초지로 옮겨 집단으로 서식하고 있는 생태계의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도 한다. 우리들의 자연에 대한 무모한 파괴행위로 인해 오염 돼 가고 있는 우리 주변의 공간을 생각해 본다. 년 전 강원도 속초에서 개최된 ‘관광엑스포’의 홍보 차 방미한 강원도 지사 일행의 모임이 있었다. “한국에서는 그나마 자연보 호가 가장 잘돼 있는 곳이 강원도”라고 했다. 가장 잘 보존돼 있다는 곳의 모습이 이렇게 망가져 가고 있을 때 다른 지역의 자연은 어떻게 파괴되고 오염돼 가고 있을까를 생각해 본다. 한번 파괴된 자연을 되살리자면 적어도 오십 년에서 백 여 년의 세월이 걸려야 한다고 한다. 대통령까지 광고 모델로 나와 한국을 소개하며 한국 방문을 호소하기도 했었다. 그러기에 앞서 ‘가고 싶은 나라’, ‘보고 싶은 나라’의 모양새를 갖추는 환경 조성이 앞서야 하는 것이 우선이 아닐까. 이는 너 나 없이 주인 의식 아래서 다져 나가야 할 사안이기도 하다. 관광은 먹고 마시고 단순한 유흥만을 즐기자는 것이 아닐 것이다. 마음속 깊이 간직될 기억의 장소로 남아 다시 보고, 다시 찾고 싶은 그러한 장소가 돼야 할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눈앞의 개인적 작은 이익을 위해 막무가내로 까뭉개고 마는 우리들의 양식, 그리고 이를 방관 또는 허가해 주고 있는 주무 당국, 이들에게 백 년 천년 후를 내다 볼 수 있는 눈을 뜨게 해주는 것도 우리 공통의 과제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