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닭 같은 당신을 사랑하는 이유 [박영보 수필 1집] 촌닭 같은 당신을 사랑하는 이유 [박영보 수필 1집] | Page 55

한국에서는 해외동포의 법적 지위 향상이라든가 이중국적 허용의 문제를 놓고 쟁점화 해 온 지도 오래다. 당국에서 계획하고 있는 나름대로의 여러 가지 목적도 있겠지만 ‘해외에 흩어져있는 동포들을 하나로 엮어보자’는 의도도 없지는 않을 것이라고 쉽게 생각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면서도 아무 생각 없이 ‘조선족’이니 ‘고려인’ 하며 그들을 ‘이방인’인 것처럼 한 구석에 밀어붙이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것도 어떤 의미의 ‘언어폭력’이며 ‘지역갈등’의 씨를 뿌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한국인은 그들이 어디에 있던 한국인이다. 중국에 있던 러시아에 있던, 아니면 아프리카의 오지에 있던 그들은 한국인이다. 국제화나 세계화를 소리치고 있는 이때 지구촌의 어느 구석에 있든 한국인이 있는 곳은 그곳이 바로 한국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 보기도 한다. 어떤 의미에서는 한국의 영토 확장이며 국력신장의 차원에서도 바라다 볼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조선족’이 아니고, ‘고려인’도 아닌 ‘중국에 있는 우리 동포’, ‘러시아에 있는 우리 형제’ 라고 부른다면 느껴지는 그 정감이 훨씬 낳아질 것만 같다. 형제애로 엉켜 서로 얼싸안으며 피의 나눔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있는 그러한 광경은 아름다울 것만 같다. 지구촌 어디에 있던 우리는 영원한 「한국인」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