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닭 같은 당신을 사랑하는 이유 [박영보 수필 1집] 촌닭 같은 당신을 사랑하는 이유 [박영보 수필 1집] | Page 151

이렇게 서술된 이 작품은 이미 고인이 된 장모님을 기리는 사모곡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단순한 회고(懷古)의 정만이 아니라 우주 삼라만상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 문학의 화두라고 할 수도 있다. 하찮은 나무 잎 하나에도 의미를 부여하고 또 그 의미를 천착하기 위해 쉼 없이 마음 밭(心田)을 갈고 있는 진지한 생활태도, 이것이야말로 문학자세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수필은 의미부여의 문학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게 되는 수많은 대상들은, 우리가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한 스스로 의미의 존재로 다가올 수는 없다. 마치 지하수를 길어 올리는 펌프에 윗물을 부어서 자아올려야만 땅 속에 고인 물이 화답하며 올라오는 이치와 같다 하겠다. 따라서 이 작품은 무심히 지나쳐버릴 수 있는 평범한 소재에다 특별한 의미의 옷을 입혀 형상화한 수작이라 할 수 있다. ‘젊은 할아버지’는 작가의 생래적인 ‘백발’ 때문에 겪게 된 애환을 그린 작품이다. 이제 겨우 오십 줄에 접어 든 나이 때, 서울에서 지하철을 타려는데 과잉친절의 한 여직원이 계속해서 ‘할아버지, 할아버지’ 부르며 안내하는 바람에 의기 소침해졌다는 자아변이다. 한 때는 할아버지라는 칭호가 듣기 싫어 몸부림치며 염색이라는 것도 해보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스스로 깨우침의 경지를 터득했다는 고백이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할아버지, 할아버지로 불리면 어떠랴. 젊어 보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지 않고라도 이십 대나 삼십 대의 마음가짐으로 하루하루를 임하고 있는 내가 아닌가. 머리 색깔만 하얄 뿐이지 생각과 마음은 새파란 청춘이 아닌가. 정확한 잔여시간이 얼마가 될지는 모를 일이지만 칠십 팔십 구십이 되어도 나는 ‘젊은 청춘’ '젊은 할아버지‘로 남아있게 될 것만 같다.” 이렇게 다짐하고 있는 작가의 여유로운 정신자세가 마냥 부럽기만 하다. 사실 인간의 육체는 나이가 들면 윤기가 사라지고 주름이 생기지만 정신세계에야 그 무슨 주름 따위가 있겠는가.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음인즉 늘 젊고 발랄한 마음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