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닭 같은 당신을 사랑하는 이유 [박영보 수필 1집] 촌닭 같은 당신을 사랑하는 이유 [박영보 수필 1집] | Page 132

도그우드와의 만남 테네시의 봄은 한국에서 맞이하던 봄과 다를 바 없이 화창했다. 평원에 아른거리는 아지랑이며 푸른 초원에는 수많은 봄 꽃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길가를 지나거나 숲길을 가노라면 주변에서 자라고 있는 풀이나 나무 그리고 새나 동물들이 예사로 지나쳐 지지를 않았다. 이곳에도 한국에서 보아 오던 봄나물도 있고 도토리나무나 참나무를 비롯하여 한국에 있는 것과 똑같은 종류의 나무나 꽃들을 발견하게 되면 고향의 친구를 만난 것처럼 반갑다. 한국에서처럼 개나리나 진달래 같은 봄 꽃은 없지만 산야를 하얗게 덮고 있는 어떤 낮 선 봄 꽃에 시선이 모아졌다. 도그우드(Dogwood)라는 꽃이다. 우리말로 어떻게 부르는지 몰라 사전을 찾아봤더니 그대로 직역을 하여 <개나무 꽃>이라고 되어있어 인터넷을 통해 찾아보니 <말채 나무>라고 돼 있다. ‘층층이 나무 과에 속하는 낙엽 활엽 교목’이라고도 돼있고 ‘산수유과에 속해 있는 나무’라고도 돼있다. ‘말채나무’나 ‘층층이 나무’에 대하여는 본적도 들어 본적도 없지만 내가 알고 있는 한국의 산수유나무와는 전혀 다른 나무이다. 잎새는 목련나무 잎새와 비슷하지만 약간 작고 네 개씩의 크고 넓죽한 꽃잎이 무더기로 피어난다. 봄에 나무 가지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꽃들이 촘촘히 피어나는데 정말 볼만하다. 가끔 연한 핑크색도 있지만 주로 흰색이 많으며 미국의 동북부와 남부 지역에 많이 분포되어 있는데 봄이 되면 산과 들이 너무나 아름답다. 우리가 테네시를 떠나온 이래 만 25 년이 지나도록 이 꽃을 대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 봄철이 되면 우리 부부는 “지금쯤 테네시에는 도그우드 꽃이 한창이겠다”며 그곳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가 많다. 간혹 이곳의 식물원이나 공원에 가서도 눈여겨보지만 이 꽃은 찾아 볼 수가 없었다. 그런데 지난 5 월 큰아이가 경영대학원을 졸업하게 되어 인디아나주를 가게 되었다. 불루밍턴에 있는 학교 캠퍼스를 걷고 있을 때 갑자기 “어머나 저것 좀 봐”, 아내가 소리를 쳤다. 초록색 잎새 사이사이에 새 하얗게 무더기 져서 피어있는 도그우드를 발견한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