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닭 같은 당신을 사랑하는 이유 [박영보 수필 1집] 촌닭 같은 당신을 사랑하는 이유 [박영보 수필 1집] | Page 128

제 6 부 촌닭 같은 당신을 사랑하는 이유 간 큰 여자 따르릉. 전화 벨 소리. 전화가 걸려오면 가슴이 철렁할 때가 많다. 낮 시간이나 이른 저녁시간에는 전화를 걸기도 하고 받기도 하는 것이 일상의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늦은 저녁이나 이른 새벽에 걸려오는 전화에는 깜짝 깜작 놀랄 때가 많다. 연로하신 한국의 부모님이나 장인 장모님께 무슨 변고나 생기지 않았나 싶기도 하고. 거기에다 아내가 밤 번(Night Shift)으로 옮기고 나서는 더더욱 신경이 쓰였다. 아내는 저녁 열 시가 조금 넘으면 출근을 하게 되고 그 다음날 아침 일곱 시까지 일을 하게 되었다. 나는 나대로 그녀의 업무 일정에 맞추어 집안에서의 생활 패턴을 재조정해야 했다. 아내가 밤 열한 시부터 저녁 근무 팀(Evening Shift)으로부터 리포트를 받고 나서 업무가 시작되는 시간을 넉넉잡아 열한 시 반에서 열두 시 정도로 잡는다. 그 시간 안에 아무런 연락이 없다면 무사히 도착하여 근무가 시작된 것으로 간주를 하는 것이다. 이제 이렇게 확인을 한 다음에야 잠자리에 들어가는 것이 나의 일상이 되어버린 것도 따지고 보면 그 여파중의 한 가지일 게다. 아내가 근무하고 있는 카운티 병원은 침대 수가 천 개가 넘는 미국 전체에서도 가장 큰 병원중의 하나이다. 한국에서도 방영된바 있던 미국의 TV 드라마 ‘제너럴 하스피탈’이라는 프로그램이 시작될 때 나오는 사진이 바로 그 병원건물의 일부 사진이다. 병원이 큰 만큼 주차장도 여러 곳에 흩어져 있고 주차장에서 병실까지도 한참을 걸어가야 하는 거리에 있다. 주차장에 경비원이 있기는 하지만 그 크기에 비해 불과 몇 명에 불과하여 있으나마나 한 구색 맞추기 식의 형식에 불과한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주차장 건물은 한낮에도 음침하고 썰렁하다. 대낮에도 날치기나 강도사건이 자주 일어나고 성폭력사건도 있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밤 번 일을 사직한지 몇 달이 지났을 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