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닭 같은 당신을 사랑하는 이유 [박영보 수필 1집] 촌닭 같은 당신을 사랑하는 이유 [박영보 수필 1집] | Page 120

것도 현지인에 대하여는 낮은 요 율을 적용한다고 한다. 그 동안 녀석은 이런 사소한 일까지 모든 준비를 해오고 있었던 것이다. 하와이 이주 후 자기가 해야 할 일에 대한 사전 준비도 해 왔다는 것이었다. 대학을 졸업한 이래 지금까지 오 년 이상 종사해온 IT 분야에 있어서 하와이에 가면 많은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는 나름대로의 판단을 하고 있었다. IT 분야에 있어서 하와이는 본토 특히 캘리포니아에 비해 많이 뒤처져 있다는 것이었다. 그곳으로 가면 그만큼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을 것이라는 판단아래 결심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우리가 보기에는 여러 해 동안 종사해온 직장에 사표까지 내고 무작정 상경 식으로 떠나려는 것이 무리인 것 같고 우려가 되기도 했었다. 아내는 “아무 대책도 없이 그 좋은 직장을 무작정 사표를 내면 어떻게 하느냐며 우선 하와이에 직장을 정해놓은 다음 사표를 내는 것이 순서”라며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지만 막무가내였다. “야, 나도 하와이는 여러 차례 다녀왔지만 젊은 사람들이 살기에는 좀 그래. 나이가 들고 정년퇴직을 한 다음 휴식을 겸하여 잠시 동안 머문다면 몰라도 네 나이에 그런 데서 산다는 것은 답답한 노릇일 게다”라며 신중을 기하라는 말도 해주었다. 그러나 녀석은 “아빠는 잠깐씩 휴식이나 구경을 위한 여행이었기 때문에 내가 생각하고 계획하고 있는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며 생각을 바꾸려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나이에 이런 대책 없이 환경이나 찾아 나서려는 것은 아닐 것이라는 걸 알고 있는 나는 구태여 말릴 생각은 하지 않았다.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기도 했다. 대학에 다닐 때도 등록금을 제외한 생활비의 상당부분을 스스로 해결을 해오지 않았던가. 교수님의 프로젝트 일을 돕는 일이나 실험실 보조역으로도 일을 했고 에니멀 쉘터(Animal Shelter) 같은 데서 파트타임으로 일을 하며 용돈은 물론 생활비 일부도 스스로 해결해온 것을 보면 염려를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