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닭 같은 당신을 사랑하는 이유 [박영보 수필 1집] 촌닭 같은 당신을 사랑하는 이유 [박영보 수필 1집] | Page 119

이별연습 “뭣하고 있는 거야. 괜히 애한테 거북하게” 겉으로는 이렇게 말을 하고는 있으면서도 나 자신도 무언가 속으로 북받쳐 오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생전 다시는 못 볼 것 같네. 이제 그만 가자”라며 탑승권을 받아 들고 게이트로 들어가려는 작은 녀석을 끌어안고 울먹이고 있는 아내를 잡아 끌었다. 나는 더 이상의 다른 할 말이 없었다. 그저 아이에게 “야, 너도 이제 들어가 봐야지.” 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겉으로는 나이 서른이 가까워지는 녀석이 자기의 길을 찾아가겠다는데 어미라는 자가 이렇게 찔찔 거리고 있으니 모양새가 사납다며 팔을 잡아 끌었지만 나 역시 무언가 서운한 생각이 드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이런 모습을 감추기 위해 침을 꿀꺽 삼키며 재빨리 운전석에 들어가 앉았다. “공항은 항상 슬퍼.” 몇 달 전 작은 아이 율(律)이가 하던 말이 생각난다. 호놀룰루로 떠나는 날 공항으로 가는 차 안에서 한 말이었다. 서툰 한국말로 어눌하게 ‘에어포트는 슬프다’고 하는 한마디에 눈을 번쩍 뜨며 “왜?” 라고 물으니 “헤어져야 하니까”라는 대답이었다. 속으로 ‘흠, 녀석도 이별이라는 것에 대한 아쉬움 같은 게 느껴지는 게로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잠깐 다녀오는 건데도?”라니까 “그래도 공항 같은 델 가게 되면 항상 그런 생각이 들어”란다. 녀석에게도 이런 감정의 흐름 같은 것이 있었나 싶기도 했다. ‘잠깐’이라고는 말했지만 지금 떠나면 앞으로 얼마 동안이나 머물게 될는지 에 대하여는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