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창생
이 학년 일반 ‘박’ 아무개하고 ‘장’ 아무개는 그렇고 그런 사이. 초등학교 때
등굣길이 같아 이따금씩 논둑길을 함께 걸었던 게 애들의 눈에 뜨여 나돈
소문이었다. 얼러리 껄러리 놀림도 많았지. ‘박’아무개는 신랑, ‘장’ 아무개는
각시. 구멍이 숭숭 뚫린 변소 깐의 널빤지 벽에 써 있던 낙서였다. 오십 년도
훨씬 지난 지금, 그때의 내 각시라던 행전이라는 아이를 만나보고 싶다. 육촌
누나에게 들으니 초등학교 졸업 후 가사 일 돌보다가 군산으로 떠났다
한다. 그곳에 있는 구두 공장에서 일을 하다가 남자 직공과 눈이 맞아 집을
뛰쳐나갔었단다. 아들 딸 여럿에 손자 손녀도 여럿을 두었단다. 지금은 연락이
끊어져 어디에 있는지 아무도 모른단다. 만나 볼 수는 없을까. 한번쯤 만나
봤으면. 소눈깔
만큼
큰
행전이. 얼굴도 뽀얗었는데~
눈에
긴
머리를
늘어뜨리고
있던,
예뻤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