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따라 박영보 시집 오늘 따라 - 박영보 시집 | Page 68

촌닭 같은 당신을 사랑하는 이유 나는 당신의 어수룩함을 사랑합니다. 수 없는 거짓에 속고 또 속으면서도 까르르 웃음으로 지나쳐 버리는 백치 같은 순진함을 사랑합니다. 자신에겐 지독한 자린고비 이웃에겐 엄청난 큰손 욕심이라고는 부릴 줄도 모르고 얕은꾀로 잔머리는 굴릴 줄도 모르는 꽉 막힌 답답함을 사랑합니다. 작은 기쁨에도 감동하고 작은 슬픔에도 훌쩍거리며 작은 아픔도 함께 나누려는 때로는 연하고 때로는 진하기도 한 당신의 여린 모습을 사랑합니다. 언제나 수수한 차림새 자신감 없는 사람일수록 겉치레에 치중하는 거라며 초라한 겉모습 감추려 들지도 않는 당신의 신념을 사랑합니다. 나는 이러한 당신을 사랑하지 않고는 배겨 낼 수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