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따라 박영보 시집 오늘 따라 - 박영보 시집 | Page 63

먼 훗날 눈을 감고도 바라다 볼 수 있는 눈이 있었더라면 좋을 뻔 했습니다. 귀를 막고도 들을 수 있는 귀가 있었더라면 좋을 뻔 했습니다. 심장의 박동은 멈추어 있더라도 가슴 언저리에서 감돌던 온기는 남아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머릿속 세포는 잠들어 있더라도 아름다웠던 추억들은 그대로 남아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흩어져 있던 흔적들이 모아져 먼 훗날의 기억 속에서 피어나는 한 송이 꽃잎으로 살아남아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