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따라 박영보 시집 오늘 따라 - 박영보 시집 | Page 54

제 5 부 존재의 이유 콜럼비아 빙원 하늘 아래에 이런 곳도 있었던가 수천 수억 년 쌓이고 쌓여 이루어진 거대한 얼음산 이름 하여 빙하라 했던가 졸 졸이 녹아내린 실개천이 내를 이루고 이들이 모여 강물이 되어 흐르고 있다 푸르다 못해 짙은 초록의 깊은 수심 구비침도 없이 잔잔하다 풀도 있고 나무도 있고 돌도 있고 물도 있는 여느 산천인들 이에 버금할 수가 있을까 같은 하늘 아래 하나로 이어진 같은 땅덩이의 한구석 이쪽과 저쪽, 저쪽과 이쪽 생명들은 수도 없이 움직일 때 축복 같은 석양의 빛깔이 수면을 덮어 온다 <1997 년 Canadian Rocky 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