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따라 박영보 시집 오늘 따라 - 박영보 시집 | Page 47

성 패트릭스 데이(St. Patrick's Day)에 초록 잎 새와 보랏빛 꽃이 어우러진 등나무 넝쿨 새로 돋은 싹들이 패티오 지붕을 덮는다 향내 풍기며 피어나기 시작한 삼월 중순 어느 날 넝쿨 마디마디에 매달린 보랏빛 꽃망울 탐스럽다 연한 그늘아래 피어나던 그대의 해맑은 상념들 아래로 내리깐 눈가에 배인 인고의 흔적은 진하기도 하다 지내온 세월 동안 견뎌 오던 아픔과 고통일랑 초록색 잎새 그늘에 묻으시고 눈물로 얼룩진 슬픔일랑 따사로운 봄볕으로 말리우소서 찌푸린 얼굴의 주름살은 활짝 핀 웃음으로 펼쳐 보시고 넝쿨과 잎새 사이로 새어 나오는 삼월의 햇살처럼 맑고 투명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