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따라 박영보 시집 오늘 따라 - 박영보 시집 | Page 46

여명의 빛깔처럼 단비 맞은 뒷마당 잔디밭은 온통 초록으로 덮여 있습니다. 패티오의 지붕을 뒤덮은 등 넝쿨엔 보랏빛 등꽃의 물결 몸살 나게 짙푸르던 라일락은 짙은 냄새 가득합니다. 살아오면서 숨겨진 눈물이 있으시면 하얀 손수건으로 닦으시고 얼룩진 땀방울이 있으시면 주먹손으로 훔쳐 내시며 근심 걱정 있으시면 초록의 물감으로 덮으소서 지나쳐간 날들이 아프고 답답하며 근심 찬 날들이었다면 남아있는 날들이라도 기다림으로 가득 찬 날들이길 소망하고 싶어집니다. 새벽나절 밝아오는 여명의 빛깔처럼 밝아져 오기를 소망하고 싶어집니다. 어둑해지기 시작한 하늘에 깔리는 석양아래 다가올 새벽녘, 여명의 색깔을 그려보는 저녁나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