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따라 박영보 시집 오늘 따라 - 박영보 시집 | Page 31

돌산 모래 언덕 건너 저편 잠자는 듯 조용한 능선 산인가 보네 풀도 나무도 없는 것 같네 흐르는 물도 없는 것 같네 그냥 커다란 덩어리, 우람스러운 돌덩어리 소리도 없네 침묵, 침묵만을 무겁게 안고 있는 돌덩어리 돌산이었네 한마디쯤 쏟아낼 말이 있을 법도 한, 새기다 못해 남긴 생각이 있을 법도 한, 속에서 끓던 울분을 소리치고 싶을 것 같기도 한 돌, 돌산이었네 침묵하며 세상 온갖 움직임들을 묵묵히 바라다보고만 있네 -데스밸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