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자의 샘터 Soonsam 2018 Spring | Page 52

생활정보

아름다움을 그리는 모임

저는 요즘 매주 목요일이 되면 ‘ 미모 ’ 의 여인으로 변신

을 한답니다 . 아이들을 등교시키고 나서 서둘러 집을 나서면 기대감과 설렘이 마음 가득 차오르기 시작해요 . 이윽 고 목적지에 도착하면 ‘ 미모 ’ 의 여인들이 환한 얼굴 , 밝은 목 소리로 반갑게 맞이해 주지요 .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마시면 서 마치 소녀들처럼 재잘재잘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세상에 서 가장 아늑하고 편안한 곳에 와 있는 것만 같아요 . 잠시 가 사와 육아 , 해야 할 이런저런 일들이나 걱정거리를 잊고 누 구의 엄마나 아내 , 딸도 아닌 온전한 내가 돼요 . 이곳은 바로 외모도 출중하지만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 아름다 움 ’ 을 만들어 가는 곳 , ‘ 미 ( 술 ) 모 ( 임 )’ 입니다 .
이 모임은 작년 8 월 말에 시작되어 6 개월째 접어들고 있어 요 . 처음 시작할 때는 회원이 단 둘이었는데 선생님의 뛰어 난 실력과 회원들의 기막힌 솜씨 (?),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소문이 나서인지 , 지금은 성인 회원만 10 명이 넘었네요 . 그 래서 반도 두 개로 나눠져서 목요일 반과 금요일 반이 있어 요 . 자신에게 더 편한 요일을 선택하면서 함께 하던 회원들 이 나누어지게 되었는데 , 저는 모든 회원 분들을 만나고 싶 어서 목요일에도 갔다가 금요일에도 갔다가 한답니다 . 원래 는 교회 자매들끼리 박혜근 자매님에게 그림을 배워보려고 시작했는데 , 규모가 커지면서 교회 자매님이 아닌 분들도 오 시게 되었어요 . 또 최근에는 미국 분 , 인도 분도 합류하셔서 다국적 모임이 되었답니다 .
이 모임의 회원들은 다들 각자의 이유와 목적을 가지고 오셨 어요 . 어느 분은 앞으로 그림 그리는 우아한 할머니가 되고 싶어서 , 또 어느 분은 바쁜 일상 속에서 ‘ 나 ’ 를 찾기 위해서 , 또 다른 분은 시간을 의미 있게 보내고 싶어서 , 또는 마음이 통하는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서 , 취미가 필요해서 , 그림 실 력을 키워보기 위해서 등 이 곳에 모인 나름의 이유와 목적 은 서로 다르지만 , 우리는 모두 ‘ 그림 ’ 을 참 좋아해요 . 저도 그림을 좋아해서 미술관에 가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그림 에 푹 빠져 있다 오곤 해요 . 하지만 직접 그림을 그릴 생각을 하진 못했어요 . 물론 그림이라곤 학창 시절에 미술 수업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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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려본 게 전부이고 , 실력은 , 실력이라고 부를 수도 없을 정 도지요 . 그러나 그런 건 중요하지 않죠 . 그림을 좋아하는 마 음 , 아름다움을 창조하고 싶은 소망 , 그리고 싶다는 열망과 약간의 용기만 있으면 시작할 수 있어요 .
일단 시작하면 선생님의 탁월한 지도와 함께 회원들의 아낌 없는 격려 , 무조건적인 칭찬 , 사려 깊은 조언으로 그림은 어 느새 완성되어 있답니다 . 참 신기하죠 ? 마술 같아요 . 텅 비 어 있던 하얀 캔버스가 내가 창조한 세상으로 가득 찰 때 , 그 때의 환희란 ! 그 순간은 나와 내가 창조한 캔버스 위의 세상 만이 존재하는 것 같죠 . 나와 내가 그린 꽃이 , 나와 내가 그린 바다가 , 나와 내가 그린 하늘이 , 나와 내가 그린 나무가 서로 를 일대 일로 마주할 때 , 그때의 기분은 직접 경험해 보지 않 고는 말로 표현하기 어렵답니다 . (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 들이 한번씩은 경험해 보길 권합니다 .) 완성된 작품을 보면 정말 내가 그린 게 맞나 싶을 정도로 신기해요 . 잘 그리고 못 그리고는 아무 상관이 없어요 . ( 그런데 , 우리 자매님들 실력 이 워낙 뛰어나서 그림의 완성도가 매우 높답니다 .)
물론 그림이 저절로 완성되지는 않겠죠 ? 때론 각자 자신의 세계에 푹 잠겨서 무서울 정도로 몰입하는 고요한 순간에 어 디선가 , 누군가의 무거운 한숨 소리가 들려올 때도 있어요 . ” 후 ~~~~~” 너무나 공감이 되는 그 한숨 소리에 우리 모두 ‘ 와 ’ 웃음을 터뜨려요 . 그러면 우리는 다같이 우르르 몰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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