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자의 샘터 Soonsam 2018 Fall | Page 47

그런 의미에서 자기 연민의 기저에는 “자기 중심성 (self-cen- teredness)” 이라는 사고가 도사리고 있다. 자신과 자신의 문 제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여기에는 하나님에 대한 인식 이 없고, 타인의 필요에 대한 관심도 없다. 자기 연민은 분노이다. “나는 하나님께서 나에게 이러시는 것 을 참을 수 없다.” 이웃의 실수로 내 강아지가 다치면 하나님 을 향해 주먹을 흔들며 분노한다. 자기 연민에 빠지면, 세상 으로부터 자신을 격리하며, 자기 자신만의 지옥으로 회피한 다. 또한 자기 연민은 “내가 피해자”라는 관점의 결과물이다. 피해의식은 현대 사회를 관통하는 키워드이다. ‘나는 쓰나미, 지진, 테러, 홍수, 주식시장의 붕괴, 그리고 10대 자녀의 반항 에 의한 피해자’라고 생각한다. 나는 피해자니까 ‘당신이 나에 게 무엇을 해 줘야만 해’라는 생각이 깊이 내재되어 있다. 그 러므로, 자기 연민에 빠진 사람은 늘 불평한다. 자기 연민은 감사와 양립할 수 없다. 감사하는 사람은 자기 연민에 빠지지 않고, 자기 연민에 빠진 사람은 감사하지 않는다. 궁극적으로 자기 연민은 “자기 숭배 (self-worship)” 이다. 다 른 우상숭배처럼, 자기 연민의 우상숭배는 우울감과 불안과 사망을 가져온다. 자기 연민은 삶의 중심에 하나님을 밀어내 고 자신을 앉히며 은밀히 자신의 왕 됨을 즐기는 것이다. 자기 연민 극복하기 베트남 전쟁에서 폭격으로 두 다리를 잃은 군인이 병원에 누 워 있었다. 그는 심각한 자기 연민 가운데 빠져 있었다. 어느 날, 그의 간호사는 그를 옆 병동으로 데리고 갔다. 거기에는 전신화상으로 얼굴을 알아 볼수 없는 사람, 사지가 다 절단된 사람, 전신 마비로 누워 있는 사람이 누워 있었다. 자신의 문 제와 그 옆 병동 사람들의 더 큰 고통을 비교하면서, 그는 자 신의 관점을 완전히 바꾸게 되었다. 그는 병동으로 돌아와서 생각하는 순간 자기 연민의 깊은 수렁에서 서서히 빠져 나오 게 된다. 자기 연민에 빠진 사람에게 십자가가 주는 메시지는 명확하 다: “죄로 인해 원래 당신은 좋을 것을 받기에 합당치 않은 사 람이다. 십자가의 고통보다 더 적은 어떤 고통도 하나님의 사 랑에 기인한 측량할 수 없는 은혜이다.” 자기 연민의 독소에 대한 해독제는 십자가이다. 십자가를 깊 이 묵상할 때 내 생각을 지배하는 자기 연민은 중화되고, 받은 은혜가 감사하여 이제는 ‘남에게 어떤 대접을 받고 있나’라는 자기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받은 은혜가 너무 많은데, 이 제 내가 어떻게 남을 섬길 것인가’라는 하나님 중심의 사고로 생각의 내용이 변화된다. 이런 사고의 변화 속에서 자기 연민 의 독이 해독된다. 받을 것을 기대하는 삶이 아닌 줄 것을 살 피는 삶에 자기 연민의 여지는 없다. 참고: William P. Farley, “The Poison of Self-Pity,” The Jour- nal of Biblical Counseling 3. 25 (2007) 자신이 볼 수 있고, 귀로 들을 수 있고, 상지를 사용할 수 있음 에 감사했다. 그리고 의족을 통해 걸을 수도 있었다. 예수님의 십자가는 우리를 옆에 있는 “병동” 으로 인도한다. 십자가는 우리가 어떤 사람 (죄인 중의 괴수) 인지를 보여 준 다. 나 같은 죄인 위해 돌아가신 그리스도가 그 십자가에 달 려 있다. 원래 그 십자가에는 내가 달렸어야 했다. 십자가는 내가 감당해야 할 고통이었다. 죄인인 나는 원래 하나님으로 부터 어떤 좋은 것을 받기에 합당하지 않은 존재이다. 이렇게 www.fkbc.org 정용철 목사님은 South- Eastern 신학 대학원에 서 Biblical Counseling, Ph.D. 과정을 하고 계시 며, 현재 3부 예배와 청년 부 사역을 담당하고 계십 니다. 랄리제일한인침례교회 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