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묵상
피할수 없는 고통이라면
(시편 88편)
김연갑 목사
편 중에 가장 암울하고 어두운 시로 알려진 시편 88편 시 에 대한 기억에서 멀어지게 하고, 하나님과의 관계도 다 끊어
은 당대 가장 뛰어났던 찬양대의 지휘자, 고라의 자손 진 것으로 생각하게 만듭니다.
말로 교훈을 주기 위해서, 마할랏르안놋, ‘병자를 위한 노래’ 8절에 보면, 시인은 실지로 사람들과 관계도 다 끊어졌습니
라는 곡조에 맞춰서 지은 노래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 고통 가운데 있는 시인을 위로하고 격려해 줄 사람이 주변
인 헤만이라는 사람이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마스길”, 다른
에 아무도 없습니다. 오히려 시인을 아는 사람들은 시인을 살
이 시는 고통 가운데서의 ‘희망’이나 ‘믿음’의 고백을 전혀 볼 아있으면 안 되는 가증스러운 존재로 생각합니다.
수 없습니다. 다른 시편에서는 고난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왜 시인은 아무 이유도 모른채 온갖 고난을 겪고 있고, 하나님과
고난을 겪고 있는지 설명합니다만, 시편 88편은 심한 고난은 사람들에게서 모두 버림받은 느낌이었습니다.
이야기하지만, 그 원인이나 이유에 대해서는 전혀 이야기하
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인은 이런 극심한 고통 중에도 하나님께 간구하는
것만은 포기하지 않고 있습니다. 시인은 아침마다 간구합니
다른 시편에는 하나님이 구원하실 것을 믿고 기다리거나 시 다(13절). 주야로 간구합니다(1절). 날마다 간구합니다(9절).
인을 괴롭게 하는 자들에게 심판을 내려 달라고 구하기도 합 시인은 고난을 물리쳐 달라고 기도하지 않습니다. 죽은 것 같
니다. 시인의 부르짖음에 대한 하나님의 응답을 기대하거나, 은 나를 위해 하나님이 나타나 주시기만을 기도하고 있습니
고통 속에서도 감사하고 하나님께 감사와 찬송을 드립니다. 다. 하나님이 함께하시면, 어떤 고난도 감당할 수 있기 때문
하지만, 시편 88편에는 그런 내용도 없습니다. 보통의 시편 입니다.
은 절망적으로 시작해도 끝은 찬양과 감사로 끝납니다만, 시
편 88편은 마지막 구절조차도 어둡고 침울합니다. 그저 처음 기도내용에 감사가 없더라도, 찬양으로 끝나지 않더라도 우
부터 끝까지 계속해서 하나님께 고통을 호소하는 내용밖에 리는 하나님께서 지금 함께해 달라고 기도할 수 있습니다.
없습니다. 극심한 고난 가운데서도 시인은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놓지
않고 있습니다. 주변 모든 사람과 관계가 끊어지고, 하나님과
이런 내용에도 불구하고 시편 88편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 2 의 관계도 끊어진 것 같은 상황에서도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가지가 있습니다. 놓지 않았습니다.
어떤 순간에도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잃지 마십시오 절망의 순간에 예수님을 생각하십시오
시인이 어떤 상황에 처했는지는 본문에 너무 잘 나와 있습니 시편 88편은 우리에게 예수님이 아직 오시지 않았던 구약시
다. 3절에 보면, 시인의 영혼은 온갖 어려움을 다 겪고 있습니 대를 살았던 이스라엘 사람들이 시편의 기도를 통해서 어떻게
다. 그뿐만 아니라 자신의 생명은 죽음과 가까워졌다고 느낄 예수님의 기도에 동참할 수 있는지 보여줍니다.
정도로 힘든 상황입니다. 4절에서는 스스로 생명을 포기하고
무덤에 내려가는 것 같은 기분이라고 합니다. 5절에서는 자신 시편 88편에는 예수님의 모습이 많이 나옵니다. “여호와 내
을 이미 죽은 자라고 표현합니다. 이런 고통은 시인을 하나님 구원의 하나님이여 내가 주야로 주 앞에서 부르짖었사오니(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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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자의 샘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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