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자의 샘터 2017 SUMMER | Page 48

- 금속공예 -
취미

표현과 나눔

어느덧 케리로 이주한지 일 년이 되어간다 . 지난 일 년

동안 두 번의 이사 , 신랑의 직업 문제 , 아이들의 학교 생활 등 늘 걱정이 앞섰지만 , 모든 것을 계획하고 준비하는 과정과 새로운 곳에 적응하는 시간을 통해 하나님이 우리 가정에 함께하신다는 믿음과 확신을 주심에 감사드린다 . 또 , 결혼하고 10 년이 넘게 한 가정의 아내로 , 엄마로 바쁘게 지 내며 중단했던 작업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용기와 환경을 주심 또한 감사드린다 .
베다니 1 우정현
• 이번호에서는 우정현 자매님의 금속 공예를 소개합니다 . 결과물들을 전시도 한다고 하네요 . 저희에게 다소 생소하지만 , 수 필 형식의 글을 통해 어떤 마음으로 작업했는지 , 어떻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지 설명해 주셨습니다
연필로 소묘를 그리듯이 섬세하고 정교한 , 그러면서도 견고 한 금속이라는 매개체로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은 나에게 있어서 참 흥미로운 일이다 . 금속공예하면 사람들은 보 통 흔히 접하는 장신구를 떠올린다 . 하지만 , 이러한 장신구 가 아닌 , 금속이라는 재료를 이용해서 작은 공간 안에 나의 이야기를 담아내고자 한다 . 작업을 통해 나의 생각을 사람들 과 나누고 , 그래서 누군가에게는 공감이 되어지기를 바란다 .
열정적으로 작업을 시작했던 때나 , 조금은 신중하고 조심스 럽게 작업을 다시 시작하는 요즘이나 작업을 통해 모르는 누 군가와 함께 생각을 나눈다는 것은 늘 설레는 일이다 . 작고 반짝거리는 물체들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보여지 는 것으로만 그치기 쉽다 . 하지만 , 그것을 넘어 마치 우연히 읽게 된 짤막한 글이 우리 마음에 깊은 감동과 긴 여운을 남 길 수 있는 것처럼 , 작품이라는 작은 공간에 담아낸 이야기 들이 바쁘고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요즘 사람들에게 마음의 여유를 주고 , 때로는 따뜻한 위로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 또 한 상상력에 맡겨진 자유로운 감상을 통해 반복되는 일상에 서 신선한 경험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
Exist " 내가 그리스도 안에 , 그리스도가 내 안에 수많은 작은 하트들로 만들어진 , 중심을 잡기 힘든 오뚜기와 같은 작은 물체 . 그 안에는 반짝이는 구슬이 무게를 더하고 균 형을 잡아준다 . 구슬을 자세히 보면 우리 눈동자에 세상이 비 치듯이 작은 하트들이 다시금 들어가 앉아있다 ."
시간이 지날수록 이야기를 담아 무언가를 만들고 , 불특정한 다수와 함께 나눈다는 것이 불완전하고 부족한 나에게 도전 이면서도 기쁨이기도 하다 . 작업을 통해 경험한 것들 , 감사 한 순간들 , 그리고 소망하는 것들을 표현한 나로서는 이런 과정이 부담스럽고 쑥스러운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 하지 만 , 작업을 통해 전달되는 메세지가 위선이 되지 않도록 진 솔하게 표현하려는 노력 그 자체로 이 모든 과정이 내 삶에 큰 의미가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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