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자의 샘터 2017 Spring | Page 28

나눔의 이야기
그랬던 그들이 ‘ K-pop ’ 과 ‘ 해물김치부침개 ’ 하나에 그들이 달라졌다 . 이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또 한 가지 깨달은 것이 있다면 , 먼저 한국이라는 나라에 매력을 느끼고 관심을 가지 고 있으면 , 한국어는 자연적으로 배우려 한다는 것이다 . 언 어는 그 나라의 얼을 반영하고 문화와 언어는 별개가 아니 기 때문이다 .
6 . 한국어 발음 수업
나의 두 번째 수업은 “ 한국어 발음 ” 이었다 . ‘ 경음화 ’, ‘ 유음 화 ’, ‘ 구개음화 ’, ‘ ㄴ첨가 ’ 등 이론적인 것은 대체로 이해했지 만 , 캄보디아 특유의 발음으로 인해 한국어를 말할 때도 캄 보디아식으로 발음하는 문제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 그래 서 해당 시간마다 칠판에다 교재에 나오는 단어들을 모두 적고 먼저 캄보디아 학생들에게 이것을 소리 나 는 대로 캄보디아 문자로 적어보라고 했다 . 어떤 단 어에서는 학생들의 의견이 일치 하는데 , 어떤 단어 는 표기가 천차만별이었다 . 그런 단어들을 모아서 다 시 칠판에 적고 , 발음을 시켜 보니 , 캄보디아에는 없 는 발음이라 미묘한 차이에 따라서 학생마다 다르게 들었던 것이었다 . 이런 식으로 학생들이하기 어려운 발음을 골라서 특별훈련을 시키고 나니 학생들은 평 소에 말 할 때도 배운 단어가 나오면 발음에 신경 쓰 면서 말하곤 했다 . 또 , 몇 편의 한국 시를 외우게 해 서 발음 연습을 시켰다 . 한 사람씩 앞에 나와서 시낭
송을 했는데 , 틀린 발음을 할 때는 앉아 있는 학생들도 웃음 을 터트렸다 . 나의 입가에 흐뭇한 미소가 번져갔다 . 학생들도 제대로 된 발음과 잘못된 발음을 구분할 줄 안다는 것을 확 인했기 때문이다 .
7 . 대망의 한국어 경연대회
라이프 대학교에서는 1년에 한 번씩 , 한국어 경연대회를 개 최한다 . 3가지 경연이 있는데 , 첫 번째는 TOPIC , 두 번째는 한국 노래 , 세 번째는 한국어 말하기 대회다 . 이 대회는 우리 학교 학생뿐 아니라 한국인이 아니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데 , 실제로 주변의 다른 학교 학생들도 많이 참가하는 대회 다 . 나는 이 대회의 기획과 총책임을 맡았다 . 포스터 제작을 시작으로 홍보와 각종 회의진행 , 시설 점검과 신청 학생들 관 리 , 게다가 대회 당일날 사회까지 맡아서 분주하기 이를 데 없었다 . 그렇지만 이 대회에는 꽤 큰 상금과 한국에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도 걸려 있었기 때문에 내 수업을 듣는 학생들이 이 대회에서 꼭 꼭 꼭 우승하기를 바라는 마음도 만만치 않 게 불타올랐다 . 그 당시 내가 맡았던 학생들은 고작 2학년이 라 말하기 대회에 선뜻 출전하겠다는 학생은 ‘ 싸리 ’ 와 ‘ 짠나 ’ 이렇게 두 명 밖에 없었다 . ‘ 그래 , 이 두 명 중에 한 명이 대상 을 탈 수 있도록 열심히 한 번 해보자 !’ 그날부터 매일 이 두 학생을 우리집으로 불러 특별 훈련에 들어갔다 . 내 수업에서 가장 우수한 실력을 보였던 두 학생이라 가능성이 있다고 믿 었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 지도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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