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first Magazine Issue 11: If/만약 | Page 46

그렇다 . 난 저 여자아이가 웃을줄 안다는 걸 전 혀 몰랐다 . 우린 불쌍한 사람은 도와줘야한다고 배웠지만 저 여자아이 앞에서는 모른체했고 맘에 들지않은 사람과 짝꿍이 되었다고 해서 짜증을 내면 안된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 조차도 모른체했다 . 근데 저 여자아이가 웃을 수 있다는 사실은 모른체한게 아닌 다 . 정말 몰랐다 . 그리고 그 사실을 깨달은 후 내 자신이 너무나도 부끄럽고 창피해서 얼굴을 들 수 가 없었다 .
얼굴색은 이미 홍당무가 되어 손바닥으로 부채질을 하여 가리기 바빴고 그 부채질 조차 부끄러웠다 . 진짜로 창피한건 나의 짜리몽땅한 5 층짜리 연립주택 아파트인 우리 집이 아니였다 . 그 집에 살고있는 짜리몽땅한 인격체의 나였고 진짜로 창피한건 반에 서 값비싼 메이커의 신발과 가방을 가지지못한 것이 아닌 그 여자아이를 뺀 고개숙인 양심을 가진 우리들의 자화상이였다 . 고개를 돌려 다른 아이들도 살펴보니 다들 얼굴이 빨개진채 자신들이 암묵적 으로 감춰왔던 창피함과 맞닥뜨린 모습이었다 . 이 일이 있고난 뒤부터 난 우리 집을 창피해 하지도 않았고 엄마에게 유명한 메이커 물건들을 사달라고 조르지도 않았다 .
그리고 우리는 그 여자아이에게 먼저 다가가 없는 준비물을 내어주고 함께 웃을 수 있었다 .
이번에는 우리만 웃고 그 여자아이 혼자 동 떨어진 듯 무표정으로 있던 것이 아니라 같이 웃었다 .
그리고 난 속으로만 그 여자아이의 웃는 모습이 귀엽다고 생각했다 . 이런생각을 누 군가에게 말한다는 것이 쑥스러워 그 여자아이에게 전하지는 못했지만 말이다 . 우리는 “ 너희 다 부끄러운줄 알아 ” 라고 말하였던 선생님의 말씀처럼 우리들 이 한 행동들에대해서 여과없이 부끄러운줄 알고 난뒤에야 그 여자아이를 비로소 그냥 작고 어린 여자 아이로 볼 수 있었다 . 지난날을 기록하는 지금에서야 이런 생각이든다 . 만약 처음부터 우리가 그 아이에게 웃어줬다면 저때보다 얼마나 더 환한 미소를 띄웠을까 . 철 지나면 장롱속에 들어가게 되는 메이커 자수가 박힌 옷들의 값어치와는 비교할 수도 없을만 큼의 아름다움 이였을 것이다 . 남 몰래 머릿속으로 그 환 한 미소를 그려보곤 생각한다 . 그거 참 귀엽다고 . 이 제는 그저 작고 어린 여자아이가 아닌 작고 귀여운 어린 여자아이라고 불러주고 싶다 . 만약 시간을 되돌려서 내가 그 아이에게 먼저 웃으면서 말을 건낼 수 있다면 이 말을 전해주고 싶다 .
“ 누구보다 귀여운 미선아 , 나와 친구가 되어주겠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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