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은 빅터 프랑켄슈타인과 ‘괴물’ 사이에서 누가 정말 괴물
인지 진부한 질문을 던지기도 하지만, 어린 빅터가 어른이 되면서 나타나는 변화를 선
명하게 그리기도 한다. 모든 것을 잃었을 때, 어른 빅터 프랑켄슈타인은 과거를 회상
하며 순수했던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 한다.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 속에서, 더 많은
것을 알게 되고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되면서, 빅터 프랑켄슈타인의 상처로 인한 연약
함이 서서히 드러났던 것이다. 어린 시절 어머니를 잃은 상처, 마녀의 자식으로 늘 손
가락질 받았던 상처, 늘 생명창조에 집착하는 '이상한 아이‘로 불려왔던 상처. 그런
상처들은 그는 생명을 창조하는 실험을 통해 해결하고자 했다. 사람들의 손가락질은
그를 더더욱 실험에 집착하게 했다.
혹 어쩌면 빅터 프랑켄슈타인은 너무 일찍이 어른이 되어버린 것일지도 모른다. 어
린 시절 어머니를 잃은 시점부터, 그는 너무나도 많은 감정을 느낌으로 인해 서서히
어린아이의 순수함을 잃어버렸다. 사랑받고 행복해야할 시기에 그는 이웃들로부터 손
가락질 받고 친척들로 인해 방치되었고, 일찍이 ‘어른’의 잔인함을 알아버렸다. 그
것이 실험에 대한 ‘집착’으로 이어졌고, 결국에는 그의 파멸로 끝났다. 항상 ‘어
른’이라는 개념이 부정적인 것은 아니지만, 세상을 너무 일찍 알게 되어버린 빅터 프
랑켄슈타인에게는 치명적이었다. 그에게 필요했던 것은 어린 아이의 순수함 아니었을
까? 생명에 대한 열정과 호기심, 그것이 중심이 되었더라면 신이 되려하지도 않았을
것이고, ‘괴물’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며, 그의 곁에는 사랑하는 사람들이 남아있
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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