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L Issue 07 'Adult' Jun.2014 | Page 43

어른이 되는 방법 강유진 | 시 수도 없이 끌어올려지지만 절망과 무료함에 젖어 무거워진 채 힘없이 무너져버리고만 축 처진 입 꼬리 웃어라 웃어라 금방이라도 터져버릴 듯이 뜨거운 용울음을 뿜어대는 신경질적인 말들이 턱턱 문고리에 부딪혀 쓰러지며 천장을 할퀸다. 굳게 잠긴 철문이 도리어 위태롭다 문지기는 거대한 자물쇠를 채우느라 국수처럼 가느다랗고 부드러운 말을 뽑아내느라 어기영차 바쁘고 벅차다 웃어라 웃어라 열두 살의 나를 끄집어 보이지 않으려고 어른의 옷을 겨우겨우 껴입는다. 답답하고 꽉 끼는 그 옷을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억지로 지퍼를 끌어올린다. 웃어라 웃어라 어른이 된다는 것은 행복한 것이다 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