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L Issue 07 'Adult' Jun.2014 | Page 21

너무 오랜만이었다. 오랜만에 조우한 본연의 진심이 반가웠다. 내가 얼마나 꼬였 는지 실감하면서도 뿌듯했다. “왜 그래, 너 갑자기!” 간신히 울음을 참고 하는 그 대답을 향해서도 폭격을 퍼부을 준비가 되어 있었 다. 목인지 머리인지 어디에서인지 다른 입력 값들이 넘실댔다. 하루 종일 쏟아 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꼭 마라톤 출발선 앞에서 총성만 기다리는 심정이었다. 42.195km. 무려 42.195km의 거리를 다른 사람 가슴 위에 서서 자근자근 짓밟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제자리걸음으로. 그 대상이 중요하지는 않았다. 밟고 싶었다. 밟히며 살아왔다고 느꼈으니까. 왜 그렇게 느꼈는지는 알다가도 모르겠다. “내가 가서 뭐하는지는 아세요? 가서 얼마나 열심히 하는지는 아시고요? 관심도 없으면서 잘하라고만 하는 건 대체 뭐에요? 뭐 한두 번 잘하라는 것도 아니고 매번 나갈 때마다 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