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Winter Korean | Page 29

“ 쿠스코 행 탑승객은 3 번 출구를 이용해 주십시 오 . 쿠스코 행 비행기 곧 탑승을 시작합니다 ”
제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으며 소화가 안되 는 것인지 , 아침 먹은 것이 뱃 속에서 거북하게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 무서운 꿈을 꾸는 것이 라고 여기고 싶었지만 이것은 실제 상황이었습 니다 . 생전 처음 비행기를 타기 위해 3 번 게이트 앞에 서 있는 저는 이런 순간이 저에게 일어나리 라고는 평생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습니다 . 제 옆에서 저의 떨리는 손을 잡고 있는 사람이 있었는데 , 바로 카르멘 이누가이 자매님입니다 .
2002 년 제가 다니던 교회에 카르멘 자매님이 오 셔서 [ 예수님의 아이들 ] 사역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게 됐다고 전해 주셨던 것이 처음 자매님을 만 났던 때입니다 .
2 년 후 , 다시 저희 교회를 방문한 자매님은 2005 년 개최되는 [ 페루를 예수님께로 !] 어린이 집회에 함께 참여해 줄 것과 기도로 동역해 줄 것을 부탁하셨습니다 . 저는 5 만여 명의 어린이들 이 모여 하나님을 경배하게 될 집회에 기쁨으로 자원봉사자로 참가 , 자매님을 도와 드렸습니다 .
그 이후에도 저는 시간이 날 때마다 자매님을 도 와 드렸는데 , 2006 년 부터는 카르멘 자매님의 요청에 의해 풀타임 스태프로 COJ 리마 사무실 에 출근하게 됐습니다 . 하나님께서 불우한 어린 이들을 섬길 수 있는 귀한 자리에 저를 초청해 주신 것입니다 .
그러던 어느 날 , 자매님은 쿠스코 지역의 빈민 교회를 방문해야 하는 일에 제가 동행할 수 있는 지 물어 오셨습니다 . 지금까지 비행기를 타본 적이 한 번도 없었던 저 는 처음에는 두려움에 거절했는데 , 카르멘 자매 님은 “ 하나님의 일을 하는데 두려움이라니요 ! 함 께 갑시다 !” 라며 저의 팔을 잡아 끌었습니다 .
비행기 게이트 앞에 줄을 선 마지막 순간에도 저 는 뒤로 도망치고 싶었습니다 . 나약한 모습의 저 를 향해 카르멘 자매님은 다시 한 번 격려를 아 끼지 않았습니다 . “ 제가 자매님 옆에 꼭 붙어서 있을테니 걱정마 세요 . 우리 같이 기도할까요 ?” 1 시간 30 분 후 쿠스코에 무사히 도착할 때까지 카르멘 자매님은 한 시도 저의 손을 놓지 않았으 며 계속 기도해 주었습니다 .
카르멘 자매님은 그런 분이셨습니다 .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인도하시고 계획하시며 이루실 것이라는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늘 담대
함으로 주의 인도하심에 순종했던 분 … 물론 COJ 리마 지부장의 역할을 감당해 나가며 카르멘 자매님도 두렵고 떨렸으며 힘들었던 순 간이 많이 있었을 것입니다 . 그러나 그 분은 그럴 때마다 주저함 없이 무릎을 꿇고 하나님을 찾았습니다 . 하나님께서 힘 주시 고 인도해 주심으로 모든 것이 형통하기를 기도 로 구했습니다 .
도움이 필요한 어린이 , 갈급한 심정의 목회자들 에 대한 소식을 들으면 어느 곳이든 제일 먼저 달려갔습니다 . 나이가 먹어감에 따라 체력이 예 전만 못해졌을 때에도 COJ 사역을 위한 일에는 그 누구보다 열정을 가지고 헌신했습니다 . 낙담하여 곤고한 목사님들이 카르멘 자매님을 만나 고충을 나누고 기도를 마치고 나면 새 힘을 얻어 활력을 찾는 모습으로 회복되는 것을 아주 많이 목격했습니다 . 또한 카르멘 자매님에 게는 상처받고 소망없어 울고 있는 어린이들을 하나님의 사랑으로 회복시켜 주는 능력이 넘쳐 났습니다 .
그 뿐이 아닙니다 . 살 집을 잃은 가족 , 갑작스런 어머니의 죽음 , 학 교에 갈 형편이 되지 못하는 자녀들의 가정을 찾 아가 그들을 위로하고 대책을 마련해 주는 일을 위해 온 열정을 바쳐 하나님의 얼굴을 구했습니 다 . 카르멘 자매님의 곁에서 함께 일하는 것만으 로 저는 하나님 사랑의 무한하심을 수도 없이 경 험할 수 있었습니다 .
카르멘 자매님은 저의 직장 상사였습니다 . 그러나 저에게 카르멘 자매님은 그 이상의 의미 로 남습니다 . 저의 가장 친한 친구였으며 , 든든 한 믿음의 동반자였습니다 . 제가 힘들어 할 때 자신의 어깨를 저에게 내어 주었으며 어둠에서 헤맬 때 손을 잡아 주었습니다 .
숨 다하는 날까지 오직 하나님의 도우심을 필요 로 하는 영혼들을 위한 기도와 헌신으로 온 삶을 살았던 카르멘 자매님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 아 이제 이 세상에서는 만날 수 없습니다 . 분명히 승리의 면류관 쓰고 하나님 보좌 앞에 앉 아 계시겠지요 . 그 분의 떠난 자리가 너무나 크게 느껴집니다 . 저도 그 분 닮아 열심을 다해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는 일에 헌신하고 싶습니다 . 불우한 아이들 을 향해 달려가는 일을 주저하지 않을 것입니다 .
카르멘 자매님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합니다 . “ 갑시다 ! 하나님의 일을 하는데 두려움은 없답 니다 !”
클라라 파레데스 ( 리마 , 페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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