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아시아 53호 small - Page 62

기획 인류 10대 난제에 도전하다...노화와 죽음 미국 애리조나주 스콧데일 공항 근처 알코어 생 명연장재단. 조금 전 사망한 시신이 수술대에 올 라왔다. 냉동인간 의료진이 얼음을 부어 신체 온도를 영하로 낮춘다. 동시에 피가 굳지 않도 록 하는 특수 약물을 주입한다. 그런 다음 혈액 을 빼내고 동시에 16가지 장기 보존액을 주입한 다. 마지막으로 동결보존액을 주입하고 서서히 냉동시켜 영하 196도 액화 질소 탱크에 보존한 다. 1982년 설립된 이 재단에는 현재 미국은 물 론 일본·중국 등지에서 온 냉동인간 150여 명 이 새로운 생명을 얻을 미래를 기다리며 잠들어 있다. 이 중에는 2002년 83세로 숨진 미국 프로 야구 메이저리그의 '타격의 신' 테드 윌리엄스도 있다. 재단은 의학적으로 이미 숨진 이들을 '냉동 시신'이 아닌 환자(patients)로 부른다. 부활 기다리는 냉동인간 150명, 늙지않는 당신 불가능할까 알코어생명유지재단 미국 애리조나서 냉동인간 실험 작년엔 노화 현상인 근육감소가 당연한 일 아닌 질병으로 분류돼 2009년에는 노화 관장하는 텔로미어 연구로 노벨상 받기도 하버드의대에선 유전자 조작한 늙은 쥐 '생체 시계' 되돌려 실리콘 밸리도 노화 연구에 적극적으로 나서 산업으로 육성 막스 모어 알코어 CEO는 “재단의 임무는 회원들에게 수명 연장 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머잖은 미래에 몸을 재활용하 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알코어 생명재단의 냉동인간은 죽음마저 넘어서려는 21세기 인류의 몸부림이다. 생명 연장과 노화에 도전하는 인간의 꿈이 점차 현실이 되고 있 다. 지난해 10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근감소증에 ‘M62.84’란 질병분류 코드를 부여했다. 사람의 근육량은 20대 무렵 최대치에 이른 뒤 서서히 줄어 70대 이후에는 40% 이상이 감소한다. CDC의 이번 조치는 노화를 바 라보는 시선이 ‘나이 들면 당연한 일’에서 ‘질병’으로 바뀌고 있다 는 걸 의미한다. 국내 의료계에서도 근감소증에 대한 질병 코드 부여하는 걸 검토 중이다. 노화가 독자적인 연구 주제로 자리 잡은 건 2000년대 후반이다. 2009년, 노벨 의학상이 세포 속 생체시계 ‘텔로미어’의 역할을 확 인한 엘리자베스 블랙번 교수 등 3명에게 돌아가면서 노화 연구 는 혁명기 맞았다. 세포 속 염색체 끝단을 말하는 텔로미어는 운동화 끈 끝을 감싼 플라스틱처럼 세포 속 염색체 끝부분에 위 치하는 유전자 조각이다. 텔로미어는 세포 분열이 일어날수록 짧아지는데 그 길이가 노화 점보다 짧아지면 세포는 노화 세포에 접어들고 결국 죽는다. 정인권 연세대 시스템생물학과 교수는 “다세포 생물인 인간의 죽 음은 노화 세포가 쌓여 몸속 장기가 기능을 상실하면서 찾아온 다”고 말했다. 생체 시계를 되돌리는 회춘은 불가능한 걸까. 블랙번 교수는 “텔 로메라아제 기능이 활발해져 텔로미어 길이가 줄어들지 않으면 세포 노화가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텔로메라아제는 텔로미 어가 짧아지는 것을 막는 몸속 효소다. 암세포가 무한 증식할 수 있는 건 텔로메라아제 활성으로 텔로미어가 짧아지지 않기 때문 이다. 국내에선 노화 연구가 크게 두 갈래로 이뤄지고 있다. 노화 세포 와 암세포다. 2008년 노화 연구단을 꾸린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근육 노화에 집중하고 있다. 이 연구소는 지난해 노화에 따른 뇌 기능 저하를 설명하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근육에서 만들어지는 ‘카셉신 B’ 호르몬이 뇌의 인지기능을 좋게 만드는데, 노화로 인 해 근육이 줄면서 이 호르몬 분비가 줄어 인지기능이 저하된다는 것이다. 권기선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노화제어연구단장은 “근육도 몸속 장기처럼 건강 유지에 꼭 필요한 호르몬을 분비한다는 사실이 확 인됐다”며 “나이가 들어도 적당한 근육량을 유지해야 하는 이유” 라고 설명했다. 62 한아시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