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자의 샘터 2016 Summer - Page 28

수필 및 간증 미국 1988~2016 빌립보 3 채승진 이다. 학회 참석과 간단한 여행을 겸해 두 주 정도 머물렀고 전체 분위기는 10년 전과 크 게 바뀌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다음 해인 1998년 연구과제 관련 자료조사로 일 주일 정도 시카고, 뉴욕 등을 돌았는데, 그 때는 우리나라가 당한 IMF경제위기로 환율 급등에 따른 출장비용 부담 때문에 고심했던 기억이 있다. 미국이 뭔가 크게 달라졌다는 생각이 든 것 미 국을 남의 나라이야기 하듯 말할 수 있음은 내가 이 나라 사람이 아니고 잠시 머물다 가는 사람이기 때 문이다. 거기서 뿌리박고 살며 대대손손 이어갈 것을 택했 다면 좋던싫던 그 사회와 공동체를 긍정하고 받아들여야한 다. 이 땅을 참고 견디며 사는 사람들에게는 그것이 비록 칭 찬이라도 지나가는 손님의 허전한 소리로 들릴 수 있겠고, 섣부른 비판은 멋모르는 소리로 거슬릴 수도 있다. 나는 잠 시 머물다가는 사람이고 그러니 무슨 말이든 그냥 흘려들어 은 2001년 9월 뉴욕 무역센터 및 펜타곤이 공격당한 이후다. 911테러는 1812년 영국군에 의해 워싱턴 DC가 불탄 이후 어쩌면 최초로 미국 본토가 침공당한 사건이라고 할 수 있 는데, 미국자본주의의 최고 상징인 WTC와 안보 핵심인 펜 타곤이 속수무책으로 당했고 그 처참한 영상이 적나라하게 전 국민과 전 세계에 중계되었으니 물리적 차원은 물론 정 신적으로도 그 충격은 대단히 컸다는 생각이다. 그 이후 미 국이 크게 변한 것 같다. 네오콘 등 보수정권 성향 탓도 있 겠지만 미국은 대외적으로는 공격적 태도를 공공연히 드러 도 될 것이다. 내고 내부적으로 사회 전반에 신경질적 분위기가 팽배해졌 내가 처음 미국에 온 때가 앤아버(Ann Arbor) 소재 미시간 대(University of Michigan) 대학원에 입학한 1988년 8월 이다. 당시 한국은 올림픽이란 국제행사를 두고 좀 들떠있 던 때다. 처음 미국 땅을 밟고 이 나라에 대한 첫 인상은 물 질적으로 풍요롭고 공공시스템이 탄탄하게 자리 잡은 개방 된 국가라고 느꼈다. 1970년대 중반 오일쇼크 이후 미국의 2차 산업(공업, 제조업 등)의 활기는 많이 꺾여 있었지만 사 회전반에 낙천적인 분위기와 국가적 자신감은 여전히 느낄 수 있었다. 공부를 마친 후 다시 미국 땅을 밟은 건 1997년 28 순례자의 샘터 www.soomsam.org 다. 이런 느낌은 관공서일수록 더하고 특히 외국인을 대하는 부서와 직원들 태도가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이 삭막해진 인 상이다. 2005년에는 가족 휴가로 여름방학 때 미서부와 캐 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일대를 20일 정도 여행했고, 유학이 후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낸 것은 2008년 여름 아리조나주립 대(ASU)로 연구년을 나와 피닉스(챈들러)서 2009년 여름까 지 1년을 지낸 일이다. 거기서 큰애가 7학년을, 작은애가 4 학년을 다녔다.